방음부스에 혼자 앉아있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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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기록/수필
“스트레스 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어느 면접 자리에서 면접관이 내게 했던 질문이다.당시엔 “여행이요”라고 얼버무렸던 것 같은데, 살아보니 조금은 다른 대답을 하게 될 것 같다.나는 여행보다는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었다.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있던 어느 날, 그걸 아주 분명히 깨달았다.속은 꽉 막힌 듯 답답했고, 일은 쉴 틈 없이 몰아쳤고, 급기야는 뇌를 꺼내 씻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누군가의 알림 하나, 진동 하나도 온몸을 긴장시키는 것처럼 느껴졌다.스마트폰은 이제 더 이상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나를 침범하는 무언가처럼 다가왔다.그때, 회사 복도 끝에 있는 방음부스가 눈에 들어왔다.조용히 들어가 문을 닫고, 스마트폰의 전원을 껐다.아무도 나를 찾을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