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우저 하나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나 될까. 🧾
웹 표준은 수시로 바뀌고, 보안 패치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어져야 한다.
심지어 크롬, 사파리, 엣지가 사실상 전 세계 시장을 과점한 지금, 새로운 브라우저를 굳이 만들겠다는 건 누가 봐도 '승부수'다.
나는 처음 웨일 브라우저를 접했을 때, 솔직히 말해 이걸 왜 만들었을까 싶었다.
정말 간단하게 말해서, “굳이?” 였다.
서비스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만 따져봐도 웬만한 스타트업 1년 예산쯤은 가볍게 씹어먹을 수준일 테니까.
근데 그게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면?
네이버는 왜 여전히 웨일을 손에서 놓지 않을까?
그게 너무 궁금했다.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래서 결국, 직접 파봤다. 🔍
1. 웨일 브라우저는 왜 시작됐을까?
처음부터 판을 키울 생각이었더라. 단순한 '브라우저 하나 더'가 아니었다.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DEVIEW 2016)에서 웨일을 공개했을 때, 발표자가 이렇게 말했다.
"5년 동안 만들었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 다 들어 있었다. 애정, 뚝심, 그리고 계획.
내가 보기엔, 그들은 '국내 웹 환경에 딱 맞는 브라우저'를 만들고 싶었던 거다. 🌐
크롬은 빠르긴 한데, 너무 외국 서비스 기준이고, 사파리나 엣지는 아예 우리나라 웹은 신경도 안 쓴다. 그러니 네이버가 빈틈을 노린 거다.
생각해보면, 그 시점에서 IE는 이미 퇴장 준비 중이었고, 크롬은 미국 중심. 국내에 딱 맞는 브라우저, 누군가는 해야 했고, 그걸 네이버가 잡은 거다.
2. 유지비용은 '장난 아님'… 근데 왜 계속 하지?
내가 진짜 궁금했던 건 이거다. 만드는 건 둘째치고, 유지하는 건 완전 다른 레벨이다.
웹 표준은 계속 바뀌지, 보안은 매일 깨지지, UI는 트렌드 타지, 여기에 크로미움 따라가려면 사람도 돈도 계속 갈아넣어야 한다.
근데 웃긴 건, 웨일 팀이 구글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크로미움에 기여도 한다. 👨💻
이게 말이 좋아 ‘기여’지, 그냥 돈 뿌리는 거다. 그것도 아주, 화끈하게.
한마디로 말해서, 웨일은 지금도 돈을 태우는 프로젝트다. 근데 네이버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대체 왜?
3. 크롬이 못 해주는 걸, 웨일은 해준다
크롬? 좋지. 빠르고, 안정적이고, 어디서든 쓸 수 있고.
근데 한 번이라도 '국내 웹 환경'에서 크롬 때문에 빡친 적, 있지 않나? 은행 접속 안 된다든가, 공공기관 무한 로딩 걸린다든가.
웨일은 거기서 출발했다. 그 불편함, 제대로 찔렀다. 🔧
듀얼 탭? 브라우저 하나에 두 창 띄워서 멀티태스킹 각 잡힌다.
사이드바? 번역, 계산기, 메모장, 음악, 퀵서치… 그냥 브라우저가 아니라 비서 수준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사용자 참여'. 웨일 연구소라는 커뮤니티 운영하면서 실시간으로 피드백 받고 반영한다. 이건 그냥 ‘소통하는 브라우저’다.
4.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 딱 두 가지
네이버가 이걸 왜 계속하냐고? 이유는 두 개. 생태계, 그리고 시장.
첫째, 검색 생태계 지키기. 요즘 누가 네이버 검색창 일부러 켜서 찾나? 그냥 주소창에 쳐서 바로 검색하지. 그 ‘주소창’이 웨일이면? 네이버 검색이 기본값이다.
둘째, 교육 시장 + 공공기관 시장. 웨일은 그냥 브라우저가 아니다. '웨일 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이미 교육 플랫폼으로 깔리고 있다. 🎓
게다가 네이버는 지금 웨일을 글로벌 맞춤형 브라우저로도 키우고 있다.
결국 웨일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인터넷 입구를 네이버가 쥐겠다는 큰 그림이다. 누가 인터넷 문고리를 먼저 잡느냐, 그 싸움이다.
5. 웨일은 결국 기술보다 큰 그림을 본다
지금 웨일 유저가 많냐고? 많진 않지. 근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건 그냥 '브라우저 만들었어요~' 하는 차원이 아니다. 이건 인터넷에 입장할 때 우리가 어떤 언어, 어떤 인터페이스, 어떤 검색창을 쓰는지까지 통제하려는 시도다.
아이들이 웨일북으로 공부하고, 공공기관이 웨일로 표준화되고, 해외도 웨일 쓰기 시작하면?
언제부턴가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 들어가는 문을, 웨일로 열게 될지도 모른다. 🌊
그게 네이버가 진짜 노리는 거다. 검색 몇 줄, 광고 몇 개가 아니라, 접속의 주도권. 플랫폼의 패권.
그래서 나는 이제 '굳이?' 대신, 이렇게 묻는다.
“이 판을 네이버가 먼저 깔아둔 거라면… 어쩌면, 우리가 그 입구에 이미 서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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