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임실호국원 – 현장 풍경, 가족 감정, 꼭 챙길 것 정리

2025. 6. 18. 00:00·리뷰와 체험/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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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호국원 1주기 방문 후기: “1년이라는 시간, 그 앞에서 느낀 것들”

🕰️ 머리말: 시간이 지나도, 마음 한구석이 묵직한 곳

1년 전 이맘때쯤, 가족과 함께 임실호국원에서 49제를 치렀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또렷하다. 그때만 해도 ‘벌써 1년이 지나갈까’ 싶었는데, 막상 이번 1주기 기일을 맞아 다시 임실까지 내려가보니 시간이라는 게 참 덧없기도 하고, 또 이렇게나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구나 싶다. 수도권에서 출발해 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반 남짓 달렸지만, 예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라북도 임실이라는 지명이 주는 ‘멀다’는 느낌과는 달리, 마음속 거리감이 물리적 거리감보다 훨씬 더 크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차에서 내린 뒤, 잠깐 멍하게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니, 어느새 1년이란 시간이 그냥 스쳐간 게 아니라는 걸 다시 실감하게 됐다.

🚗 임실호국원 풍경의 변화와 첫인상

작년에는 3충령관이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올해 오니 3충령관(납골함 동)이 드디어 완공돼 있었다. 실제로 3충령관 내부에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멀리서 새로 지어진 건물의 외관과 확장된 시설을 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기분이 들었다.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모실 수 있게 된 느낌, 또 그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현실이 새삼 체감됐다. 도착하자마자 1충령관 앞쪽에 세워진 6.25전쟁 당시 실제 사용됐던 탱크와 비행기를 마주했는데, 그 위로 벌집이 만들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괜히 체르노빌 자연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쇳덩이 한가운데에도 벌들이 집을 짓고 살아가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묘하게 느껴졌다. 생명의 순환, 혹은 시간이 지나도 남는 어떤 흔적처럼 보였달까. 이런 풍경 하나하나에 자꾸만 시선이 머무는 건, 아마도 마음이 아직 다 지나지 않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탱크 바퀴마다 붙어있는 벌집을 슬쩍 바라보다가, 괜히 ‘여기도 시간이 쌓이고, 기억이 쌓이네’라는 생각도 들었다.

🪖 현충탑과 묘역을 오르며 느낀 감정선

가족들을 기다리며 잠시 1충령관과 2충령관, 그리고 현충탑까지 둘러봤다. 현충탑 뒤편으로 이어진 6.25 참전 용사들의 묘역은 언덕을 타고 올라가야 한다. 그 길을 오르는 동안 점점 마음이 숙연해지는 게 느껴졌다. 묘소를 하나하나 지나치다 보니 다양한 계급의 이름이 보였고, 특히 혼자 계신 분들의 비석 앞에 멈춰 설 때마다 ‘누구에게도 다 못 남긴 인생, 그 쓸쓸함이 얼마나 컸을까’ 싶어 가슴이 먹먹해졌다. 한 해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작년엔 처음 보는 묘역이라 감정이 벅차올랐다면, 올해는 오히려 조용히 받아들이는 마음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언덕 꼭대기에 도착해 잠시 쉬어가며, 나도 모르게 ‘내가 이곳에 또 올 일이 얼마나 더 남아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제사 준비와 임실호국원 시설 팁

임실호국원 중앙 건물에 들어가면 제사(분양소) 준비를 할 수 있는데, 분양소 배정 시간이 20분으로 매우 짧다. 사촌들이 많아 각자 역할 분담해서 금방 준비를 마쳤지만, 가족 수가 적거나 혼자 준비한다면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향초는 전자식이라 따로 건드릴 필요 없지만, 제사에 사용하는 향은 직접 챙겨가야 한다. 불을 붙일 성냥이나 라이터도 가져가는 게 낫다. 이런 작은 정보들이지만, 막상 현장에서 없으면 당황하기 딱 좋으니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꼭 챙겨두면 좋겠다. 5~10분 남짓 앉아 있다가,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하며 분양소를 정리하는 순간, 시간이 괜히 더 빨리 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 다시 찾은 2충령관, 그리고 사람들의 변화

제사를 마치고 나서 곧장 2충령관(납골함 동)으로 이동했다. 내가 찾은 곳은 올해도 2충령관이었는데, 작년만 해도 빈 공간이 더 많아 어쩐지 쓸쓸해 보였던 기억이 있다. 올해 다시 와보니 2충령관 내부가 꽉 차가는 게 눈에 보였다. 짧은 1년 사이 이곳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납골함 한 켠에서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작년과는 다르게 주변에 우는 사람은 많이 없었다. 왠지 예전에는 감정이 복받쳐 오르던 사람들이 많았다면, 올해는 다들 조금 더 담담하게, 서로 말을 건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래도 곳곳에는 상복을 입은 가족들, 그리고 아직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분들도 여전히 계셨다. 평일임에도 방문객이 많았던 것도 의외였다. 역시 이 곳은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기억과 슬픔이 공존하는 자리라는 걸 다시 느꼈다.

📋 현장 팁 & 실제 체감 포인트 정리

이동 수도권 기준 2시간 반 내외, 임실이 멀다고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접근성은 나쁘지 않음
시설 1·2·3충령관 모두 현대적으로 정비, 3충령관 신축으로 납골함 여유분 확보
제사 분양소 시간(20분) 짧음, 향·성냥/라이터 별도 준비 필수, 전자식 향초 사용
현장 평일에도 상복 입은 가족 방문 많음,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숙연한 분위기
 

출처: 임실호국원 방문(2025.05), 현장 체험

📝 결론 및 내적 독백: 시간은 흘렀지만, 잊혀지지 않는 자리

1년이란 시간이 이토록 빠르게 흘러간다는 걸 다시 한 번 체감하게 해준 임실호국원 1주기. 올해는 작년만큼 울거나 감정이 격해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행위 자체가 삶의 무게를 다르게 만든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 이곳을 찾은 모든 가족, 그리고 아직 슬픔의 강을 건너지 못한 이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 언젠가 이 마음도 조금은 무뎌지겠지만, 임실호국원에 남은 시간의 결은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것 같다.


✍️ 세 줄 요약

  • 임실호국원 1주기 방문에서 1년 사이 변한 현장 분위기와 개인적 감정을 느꼈다.
  • 3충령관 신축 등 시설 변화, 제사 준비 팁, 가족들의 감정선 변화를 현장 체험 중심으로 기록했다.
  • 시간이 흘러도 남아있는 ‘기억의 무게’를 다시금 실감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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