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평택 미군 부대 캠프 험프리스 동원예비군 훈련 후기

2025. 8. 27. 00:00·리뷰와 체험/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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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험프리스 동원예비군 훈련 후기


동원예비군 훈련을 캠프 험프리스에서 받으려면 사실상 극소수만 선택을 받는다. 왜냐면 동원예비군 훈련 대상은 1~4년 차 예비군으로 한정되는데, 카투사의 경우 1년 단위 기수제로 매년 약 1,200명씩 선발된다. 그러면 4년 차까지 합쳐봐야 4,800명 정도다.

예비군 로고

이번에 그중 단 280명만 동원예비군으로 지정됐고, 내가 갔을 당시 실제 입소한 인원은 **240명(입소율 약 80%)**에 불과했다. 결국 전체 카투사 가운데 약 1% 정도만 경험할 수 있는 자리라는 얘기다. 그런 희소성 때문에 이번 훈련은 나 개인적으로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2025년 동원 예비군 훈련 지휘 서신 이메일

올해로 예비군 4년 차. 매번 동미참만 다니다가 드디어 동원훈련에 지정됐다. 그것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였다. 동원훈련은 자신이 소속됐던 부대에서 2박 3일 숙영하며 훈련을 받는 것이고, 동미참은 출퇴근 형식의 3박 4일 훈련이다. 학생 예비군만 경험한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는데, 나도 이번에 처음 경험했다. 미군부대에서 숙영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긴장 반, 설렘 반이었다.


📩 훈련 통보가 온 순간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40일 전부터 동원훈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5월 말, 무심코 확인했더니 ‘동원지정자’라는 글자가 떴다. 주소는 평택 캠프 험프리스. 순간 “드디어 당첨인가” 싶었다.

한국군지원단 로고

연락은 한국군지원단에서 왔다. DSN 번호(0502, 0503)로 전화도 걸려왔다. 차량으로 오는지, 번호와 보험증서를 확인하는 전화였다. 이메일, 카톡, 네이버 알림, 등기우편까지 안내가 쏟아졌다. 못 보면 이상할 정도였다. 사실 회사 다니면서 등기까지 받는 건 번거롭다고 느꼈다.


🎒 뭐 챙겨가야 덜 고생할까

  • 육군 캡 모자 또는 육군 베레모: 험프리스엔 그늘이 거의 없다. 얼굴이 그대로 탄다.
  • 신분증: 식사·출입 확인 필수.
  • 세면도구·샤워용품·면도기: PX 이용 불가. 치약만 제공.
  • 수건 2~3장: 지급 없음. 안 가져오면 낭패.
  • 충전기 + 11자 젠더(110V): 전압 다름. 멀티탭/보조배터리 있으면 편하다.
  • 텀블러: 얼음물 담아 다니면 탈수 예방.
  • 모기약: 배럭 주변 모기 극심.
  • 선크림: 직사광선 강해 얼굴 바로 탐.

선택: 드라이기(110V), 휴대용 선풍기.
불필요: 슬리퍼(현장 지급), 양말·고무링·속옷 색상(자유).


캠프 험프리스 예비군 자차 주차장 안내도

🚗 어떻게 들어갔나

나는 자차를 선택했다. 배럭 앞에 세워두고 훈련장 갈 땐 버스를 탔다. 문제는 차를 그대로 땡볕에 두니까 하루 만에 내부 온도가 35도까지 치솟았다. “차양막이라도 가져올 걸…” 후회했다. 평택역 셔틀을 타고 들어온 사람들은 이런 고민은 없었지만, 귀가할 때 기차 예매가 빡빡해 고생했다고 하더라.


📅 2박 3일 훈련 타임라인

디팩 밀카드 스티커

Day 1 – 입소와 첫날 적응기

  • 12:00~14:00 입소, 신분 확인, 밀카드 지급, 배럭 입실

🛏️ 배럭 생활

숙소는 2층 침대가 줄지어 놓인 30인실이었다. 개인 공간은 없고 다 같이 합숙했다.

단체 배럭 모습 <출처 : 미군 공식 홈페이지>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이었다. 세면대 10개, 소변기 10개, 변기 칸 10개, 샤워기 10개 정도였는데, 한 층에 60~70명이 함께 쓰다 보니 아침에는 금세 줄이 길어졌다. 나는 일부러 06:00에 먼저 일어나 씻고 나왔는데, 늦게 일어난 동기들은 줄 서다 결국 아침밥부터 먹으러 가기도 했다.

슬리퍼는 현장 지급, 수건은 지급되지 않았다. 안 챙겨온 사람들은 샤워 후 난감해했다.

  • 15:30 중대 창설 행사 (육군가·아미송 제창, 미군 장군·한국군 장교 참석)
  • 18:00~20:30 집체교육. 이때 초코파이+소다팝이 지급됐다. 군복 입고 먹으니 괜히 더 맛있었다.
  • 21:00 숙소 복귀, 샤워 후 소등

※ 참고: 입소 첫날 배럭 에어컨이 고장 나서 다들 땀에 절어 있었다. 저녁 19시쯤이 돼서야 수리가 완료돼, 그제야 숨통이 트였다.


또 있었던 트럼프 초상화

Day 2 – 본격 훈련 시작

둘째 날은 사실상 훈련의 핵심이었다.
무엇보다 동미참 훈련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컸다. 동미참은 출퇴근 형식이라 훈련 중에도 흐지부지되거나, 대기 시간이 길어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동원훈련은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조별로 이동하고, 카투사 조교들이 일일이 인솔해줘서 훨씬 질서정연했다. 덕분에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오랜만에 먹은 디팩 부식 모음

  • 06:40 아침 식사
    오믈렛, 요플레, 파인애플, 팬케이크까지 전형적인 미군식 조식. 현역 때 먹던 디팩 아침이 떠올라 괜히 반가웠다.
  • 08:00~10:00 총기 분해·조립
    M4뿐 아니라 M249, M240까지 분해·조립. 한국군 시절엔 접할 수 없던 무기들이라 신선했고, 미군 부사관들이 직접 옆에서 알려줘 금방 익힐 수 있었다.
  • 10:30~12:00 화생방 훈련
    한국군 훈련소처럼 CS탄을 까는 건 없었다. 대신 미군 최신 장비를 직접 착용해보고, 리트머스 종이로 오염 여부를 확인하는 훈련을 했다. 확실히 장비 성능과 편의성이 달랐다.
  • 12:00~13:00 점심 식사
    오전 훈련으로 흠뻑 땀에 젖었는데, 디팩에서 얼음물과 주스를 들이키며 겨우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14:00~15:00 응급처치·지혈법
    터니킷을 직접 조여보며 혈류가 막히는 감각을 체험했다. 상처에 솜을 깊게 넣는 훈련은 충격적이었지만, 실제 전투에서 피를 멎게 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 와닿았다.
  • 15:30~17:00 EST 사격 훈련
    과학화 예비군장에서 해본 스크린 사격과 유사했지만, 총기 반동과 탄약 냄새까지 구현돼 훨씬 실감났다. 현역 때보다 성적도 좋아 20발 중 17발을 맞췄다.
  • 저녁~21:00 집체 교육
    하루 동안 걸은 게 만 보를 넘겼다. 강당에 앉자마자 다들 꾸벅꾸벅 졸았고, 에어컨 없는 공간이라 더 지쳤다. 그래도 동미참 때처럼 시간만 때우는 게 아니라, 실제 체험 위주라 “의미 있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KTA 신 로고(좌)와 구 로고(우)

Day 3 – 마지막 날, 퇴소 준비

  • 06:40~07:30 아침 식사
  • 08:00~09:30 무전기 사용법
  • 09:40~11:00 미군 장비·차량 소개 (모양은 비슷한데 용도가 다른 차량들)
  • 11:10~12:30 미군 예절과 군법 (제네바 협약·포로 관리법 등)
  • 15:30 짐 정리, 강당 집합 → 퇴소

🎭 기억에 남은 장면들

  • PX 대신 나눠준 초코파이·소다팝이 유난히 맛있었던 순간
  • 한 예비군이 무단이탈을 해 즉시 퇴소, 이후 불침번 이야기가 나왔던 사건
  • 영어 강의를 들을 때 예전엔 절반밖에 못 알아들었는데 이번엔 80~90% 이해가 됐던 경험
  • 논산 동기들과 5년 만에 다시 만나 민간인 신분임에도 순간 군기가 들어가던 묘한 기분

💰 예비군 여비 이야기

서울–평택 이동으로 총 11만 8천 원을 받았다. 그동안 다녀온 예비군 중 가장 많았다. 대구·부산 인원은 20만 원 가까이 받았다고 한다.

2025년 8월 동원 예비군 훈련 여비 입금 내역

게다가 9월부터는 예비군 훈련비가 20만 원으로 인상된다. 무엇보다 동미참처럼 밥을 사 먹는 게 아니라, 여기선 식사·음료·간식까지 전부 무료라서 실제 지출이 거의 없었다. 돈도 남고 여비도 알차게 챙긴 훈련이었다.


💭 마무리하며

이번 동원훈련은 그동안 다녀온 예비군 중 가장 유익했다. 동미참처럼 대기와 잡음이 길지도 않았고, 다들 기본 통제를 잘 지켜 분위기도 한결 편했다. 무엇보다 미군 디팩 밥을 먹고, 논산 동기들과 오랜만에 재회한 순간은 묘하게 이질적이면서도 반가웠다. 민간인이 된 지 오래인데도 순간 군기가 돌아오는 기분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잊고 있던 시간을 끌어내는 묘한 힘이 있었다.

2025년 8월 동원 예비군 훈련 기간 만보기 걸음 수 내역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지금 군 생활을 다시 하면 훨씬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예전보다 영어도 훨씬 잘 들리고, 체력도 지금이 훨씬 나아져 있었으니 말이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지만, 그만큼 이번 훈련이 내게 여러 감정을 일깨워줬다는 뜻이기도 하다.

캠프 험프리스 도두리 게이트 앞

그리고 강하게 남은 건, **“나중에 내가 아들을 낳아도 카투사는 꼭 지원하라고 권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단순히 운으로 뽑히는 자리 같지만, 직접 겪어보면 일반 군 복무와는 확연히 다른 경험과 자부심을 준다. 한국군 지원단에서 반복해서 강조했던 ‘카투사라는 이름의 무게’를 훈련 내내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2025년 8월 동원 훈련 예비군 후 귀갓길

마지막으로 다시금 확실히 느낀 건, 카투사는 분명한 특권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영어를 잘 듣고 말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에 나와서도 여전히 남다른 이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이름이 카투사였다. 미군부대에서 2박 3일을 보내며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그 안에서 자부심을 되찾았고, 햇볕에 절어버린 시간조차 한여름 밤의 꿈처럼 선명하고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번 훈련은 단순한 의무를 넘어, 내 삶에 또 하나의 뚜렷한 장면을 새겨준 경험이었다.


✍️ 세 줄 요약

• 캠프 험프리스 동원예비군 훈련은 2박 3일 숙영형, 미군식 커리큘럼으로 진행된다.
• 준비물은 육군 캡 모자·베레모, 수건·충전기·텀블러·모기약·선크림이 필수, 슬리퍼는 현장 지급된다.
• 밥·간식 무료 제공 + 여비 보장 덕에 금전적으로도 만족도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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