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은 루틴에서 온다
"운동은 준비가 반이다"라는 말이 왜 있는지 이제야 실감이 간다.
러닝을 시작하기 전 고관절을 5분간 풀고, L자 다리로 몸의 밸런스를 잡아주는 루틴을 만든 이후로, 확실히 처음 10분이 한결 부드럽다.
예전엔 뛰기 시작하면 3~4분 만에 호흡이 가빠졌는데, 요즘은 몸이 흐르듯 움직인다. 여유가 있는 날엔 러닝 후 팔굽혀펴기 50개로 마무리하며 상체 밸런스도 함께 챙긴다.
👟 오래 신은 러닝화, 익숙한 이별
클리프톤9과의 인연도 벌써 2년.
내 블로그에도 후기가 남아있지만, 나에게 있어 이 신발은 단순한 운동화가 아니다.
처음 100km를 달릴 때, 무릎이 아플까 겁났을 때, 퇴근 후 힘든 날에도 뛸 수 있었던 건 이 신발 덕이 컸다.
하지만 시간은 잔인하다. 아무리 아껴 신어도 우천 시 찢어지며 작별을 예고했다.
다음 러닝화로는 나이키의 카본화를 생각 중이다. 발을 더 가볍게 만들어줄지, 나를 더 빠르게 이끌어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 뛰는 동안, 귀에 흐르는 건 아이돌
러닝할 때는 생각보다 음악의 힘이 크다.
아이돌 플레이리스트를 돌려가며, 한 7곡쯤 지나면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그럴 땐 과감히 다른 리스트로 전환한다. 늘 내 페이스를 지켜주는 건 음악의 박자다.
볼륨을 높이고, 현실을 잠시 잊고, 오직 나와 땅, 그리고 리듬만 남는다.
⏱ 멈췄던 시간, 다시 움직이는 중
3월 초엔 결석 수술로 러닝을 2주간 쉬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흐름이 좋았는데, 몸이 멈추자 체중이 다시 늘었다.
그 이후 다이어트를 병행하며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요즘은 40분 동안 5분 30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목표는 30초만 더 줄이는 것. 욕심일까 싶지만, 예전엔 분명 4분대도 찍었으니까.
그 기억이 지금의 나를 끌고 간다.
💭 혼자 뛰며, 나를 그려보다
러닝은 나에게 일종의 명상이다.
달리는 내내 '왜 이걸 하지?'라는 생각과 '역시 이래서 하지'라는 감정이 교차한다.
최근엔 이런 상상을 자주 한다.
"체지방을 싹 커팅하고, 몸을 만들고, 그 과정을 콘텐츠로 공유하면 인플루언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체력이 있어야,
내가 좋아하는 일과 돈을 버는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숨이 차오를 때마다 그 생각을 다시 꺼내며, 조금 더 속도를 올려본다.
⚖️ 숫자보다 중요한 건 변화의 방향
결석 수술 전엔 3kg가 빠졌고, 지금은 2kg이 다시 찌면서 결국 1kg만 남았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맨몸 운동을 병행하면서 팔과 어깨가 커졌고, 예전보다 훨씬 단단한 상체를 갖게 되었다.
그냥 뺐던 예전과는 전혀 다른 변화다.
🎯 마무리하며
상반기는 생각보다 길고, 짧았다.
몸이 힘들 때도, 삶이 복잡할 때도, 러닝화를 꺼내 신는 그 순간만큼은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2025년 하반기에는 체형 변화뿐 아니라 페이스에서도 확실한 전환점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 이 회고록을 꺼내 읽으며
"이때부터 잘하고 있었구나" 하고 웃을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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