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離巢)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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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소(離巢) 성공기 :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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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에 있는 오리 <출처 : 2024 Unsplash>

  어느덧 12월의 마지막을 맞이하고 있다.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이번 한해는 어떻게 보냈는지, 일상 생활 속에서 늘 떠올리고는 한다. 타인의 2024년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2024년은 우여곡절 끝에 얻은 것이 더 많았던 연도로 정리하고 싶다. 상상치도 못한 우대를 받기도 하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염원하던 일들을 이뤄내서 더욱이 그런 것 같다. 다양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기에 짧막하게 염원이 이뤄진 것에 대해 적어본다.

2️⃣ 이소(離巢) 성공기 : 이소 희망 이유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물들을 보면, 대부분 일정 시기가 도래하면 부모의 곁을 떠나 스스로 독립한다. 또 어떤 생물은 극단적이지만 처음부터 홀로 서기를 시작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어떻게 보면 우주에 있는 생명체에게 독립은 자연스러운 이치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가 흔히 독립을 하면 ‘드디어 둥지를 떠나는구나’라는 표현이 있듯이 동물에게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일상 생활 속에서 비교적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새에게도 이런 표현이 존재하는데, 이를 이소(離巢)라 말한다.

  그래서 이번 글의 제목도 부모라는 보금자리를 떠난 점이 비슷하기에 이소라는 제목을 붙여줬다. 독립에 대한 화제를 꺼내면, 다들 의견이 다양했다. 좀 더 돈을 모아야 하지 않겠냐며 반대하는 사람부터 드디어 인생에 있어 새로운 막을 시작한다며 지지해주는 사람까지 여러 의견을 들으며 독립을 꿈꿨다. 개인적으로 보금자리를 뜨고 싶었던 이유는 독립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기도 하고 환경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서 그랬다.

  20대의 초반에는 독일 유학길에 올랐을 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데, 어떤 상황 속에서 오롯이 스스로 결정해야 했던 상황들이 큰 자산이 되었다. 국내에서의 독립도 사는 국가만 다를 뿐이지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 같아 꾸준히 독립을 꿈꿔왔다. 더 나아가, 앞으로 부모와 더 시간을 보낸다면 이런 경험들을 놓치게 될 것 같고, 결혼과도 점차 멀어질 것 같은 생각에 마음 한 켠에 빠른 시일 내에 이소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3️⃣ 이소(離巢) 성공기 : 이소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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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리멤버 명함 히스토리

  누구나 살면서 인생에 한번 정도는 이상하리 만치 바랬던 일이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의 이소 과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적어도 독립이 3년 이내에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상상치도 못하게 그리고 급작스레 매듭 지어졌다. 사람의 환경이 바뀌기 위해서는 삶의 여러 전환점이 존재하고는 하는데, 내 경우에는 ‘이직’이라는 요소가 이소에 있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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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지하철 이모지

  전 직장을 퇴사하고 천천히 이직 준비를 하며, 잠깐 나를 내려 놓는 시간을 가질까 했었는데 우연히 지원하게 된 회사의 부름을 받아 모든 것이 예상과 다르게 돌아갔다. 합격 통보를 받고 입사까지 약 3주라는 여유 시간이 주어졌다. 예전과 같이 본가에서 회사를 통근할까 고민해봤지만, 출퇴근길 2호선만 40여분 탑승해야 하는 것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발등에 불똥이 떨어지듯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집을 구해본 적이 없어서 모든 것들을 하나씩 공부하고, 감이 도저히 안 오는 부분들은 먼저 독립한 친구들을 통해 알음알음 정보를 모았다.

4️⃣ 이소(離巢) 성공기 : 이소 과정

  정말 말도 안되는 시간 동안 집을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독일에 살 적에는 월세대란이라 괜찮은 집을 구하기 어려웠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세 사기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 있고, 정부에서도 가계 대출을 낮춰야 하는 기조가 어우러져 좋은 집을 구하는데 난항을 겪으리라 예상했다. 아니나 다를까, 버팀목 전세 대출 받기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였고 더 나아가, 높은 금리로 인해 이자 상환금은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으로 삶을 살기 위해서라면 전세를 들어가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 고민하던 무렵, 회사와 인접한 곳의 다양한 주거 형태를 알아봤다. 월세부터 게스트 하우스 그리고 고시원까지 전세를 포함한 찾을 수 있는 곳들은 모두 찾아보고 방문했다. 발품을 계속 팔고 있을 무렵 다행히도 원하는 조건의 월세방을 찾을 수 있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월세로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초기에는 전세 위주로 알아봤는데, 월세는 너무 좋은 조건의 집을 발견해 1주일만 알아보고 계약했다.

5️⃣ 이소(離巢) 성공기 : 이소 소감

  어느덧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시간을 보낸 지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난생 처음보는 난방 시스템으로 인해 사무치게 춥지만 그래도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 생겼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뭔가 집중하거나 늘어져 있고 싶은 순간들이 있는데 독립적인 공간을 갖게 되면서 이런 것들이 가능해졌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 누구에게도 제약을 받지 않고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이소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몇몇 친구들이 자취방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각양 각색의 반응을 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런 가격에 서울에 집을 구했냐고 하는 친구가 있는 방면, 본인도 자취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하는 긍정적인 표현도 있었지만, 반대로 안전상의 이유로 화재나 동파 시에 괜찮을 것 같은지 물어보는 의견도 존재했다. 어쨌거나 개인적으로 그동안 바랬던 나만의 공간이 생긴 것에 대해 의의를 갖아서 그런지 만족도는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6️⃣ 이소(離巢) 성공기 : 다음 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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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아파트 이모지

  나름 성황리에 보금자리를 옮겨서 그런지 이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으로는 다음 행선지에 대한 물음을 받는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모르겠다가 이에 대한 답이 될 것 같다. 이번 계약은 1년 정도로 되어 있기에 아마도 다가오는 2025년 여름 정도부터 새로운 보금자리에 대해 차차 알아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여의치 않은 집들 밖에 없다면 지금 살고 있는 곳을 한번 더 연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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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날개 달린 돈 gif

  다만, 개인적으로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다음이나 그 다음에 있을 이소에는 아파트와 같은 시설로 옮기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래야 이소 보다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라 볼 수 있는 결혼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다. 갑자기 아파트는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 있는데 자가(自家)가 있어야 원활한 저축이 가능할 것 같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건 진행중인 투자들이 대박이 나는 것인 것 아무래도 운에 가깝다 보니 지금처럼 열심히 사는 것이 정답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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